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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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카드사의 비용 효율화와 신수종 사업전략’을 주제로 열린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김 교수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의 실적 변화를 제시하며 개인카드 이용액이 애플페이 도입 전 대비 약 1조5000억원 증가했지만, 회귀분석 결과 뚜렷한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한 “애플페이 도입 후 결제액 자체는 늘었는데 물가와 경기 상승 등 여러 요인들이 반영됐고, 거시변수를 제외하고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5% 유의수준에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페이 도입 시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설치 비용 부담과 브랜드 수수료 부과 등이 카드사 수익에 오히려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국, 일본 등에서 적용된 애플페이 수수료율 0.15%를 가정할 경우 단말기 교체로 인해 필요한 비용은 최소 6000억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애플페이 시장이 커지면 기존에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삼성페이도 수수료율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며 “애플페이로 인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경영학과 교수)은 이날 카드사의 비용 효율화에 대해서 언급했다.
서지용 학회장은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조달 비용을 절감하고 자금조달 수단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용등급이 1등급 상승하면 카드채 발행금리가 0.1~0.4%p(포인트) 하락하고, 총자산수익률(ROA)도 최대 0.1%p 상승한다”며 “연체율 관리를 통해 신용등급 하락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PLCC(카드사와 제휴사가 함께 설계한 카드) 발행 확대는 판관비와 광고선전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며 “데이터 기반 타겟팅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매출 변동에 따른 영업이익 변동 축소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의 적격비용 산출제도를 폐지하거나 완화해 카드 수수료율 하락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지용 학회장은 지난 2012년 제도 도입 후 카드사 총자산수익률이 2012년 2.01%에서 지난해 1.43%로 0.58%p 낮아졌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전년 대비 카드론 수익 증가율은 2021년 12월 말 3.89%에서 지난해 12월 말 12.61%로 3년 새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용 학회장은 “수수료율이 낮아질수록 카드사 신판 실적은 줄고 카드론 실적은 급증했다”며 “적격비용을 재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원가 산정 방법이라는 전제하에 제도를 도입했지만, 도입 후 13년간 한 번도 수수료율이 오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