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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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투표 준비에 돌입한 한국, 여성들은 선택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하의 기사에서 “자신들에게 더 안전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여성들의 우선순위가 6월3일로 예정된 대선에서 뒤로 밀려나고 있다”며 “이는 처음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어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찬밥 신세’(dismissed)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물론, 많은 여성이 ‘대안’으로 생각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마저 여성들이 원하는 만큼의 성평등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NYT는 “이재명 후보는 반페미니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삼가 왔다”며 “여성 안전과 관련한 공약은 내놨지만, 여성단체에서 말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이나 비동의강간죄 도입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후보에 대해서는 “여군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군 복무에서의 양성평등’을 추진하고, 젊은 남성들이 군 복무를 마친 후 직장에서 가산점을 받아야 한다는 공약을 낸 후보”라고 소개했다.
특히 매체는 “한국의 성차별이 선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임금 격차는 31%로 선진국 중에서 가장 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성차별의 사례로 한국은 여성의 국회 의석 비율이 20% 미만이며, 29개 정부 고위직 중에서는 여성이 단 세 자리에만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성의 기업 고위 관리직 비율은 14.6%로, 선진국 평균(33.8%)에도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대선후보들이 페미니즘 이슈를 언급하기조차 꺼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2020년대 초 보수 기독교 교회와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반페미니즘’ 운동이 거세게 일었고, 한국 내에서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거의 금기 단어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많은 젊은 남성들은 스스로를 역차별의 피해자로 여기며 정부 내 페미니즘 의제에 분노한다”며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정서를 활용해 2022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당시 그는 ‘한국에는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이유로 윤 전 대통령 재임 동안 한국의 국가성평등지수는 2010년 이래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