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간 기준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낮아져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과 연휴 기간 민간 소비가 부진했던 점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 채권 전문가는 69%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에 기록한 12% 대비 증가한 비중으로, 응답자의 31%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기준금리 결정의 결정적 변수로 꼽혀온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1400원대를 넘어선 환율은 이달 1360원으로 급락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재정적자 우려 등에 달러 가치 하락세가 나타난 동시에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회복세를 보이면서다.
실제로 원화는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달러화 대비 4.1% 급등했다. 달러인덱스가 이달 0.6%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와 연관성이 높은 엔화(0.1%), 위안화(1.3%)와 비교해 원화 절상 폭은 압도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합의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다음달에도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6월에도 환율 변동성이 클 수 있으나, 방향은 아래쪽”이라며 “감세안 통과도 있어 미국 재정에 대한 우려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고, 미국 경기 데이터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도 지금보다 낮아질 듯 하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달 연휴 기간 민간 소비가 크게 부진했던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어린이날과 대체공휴일 등이 포함된 지난 3~9일 연휴기간 국내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1년 전과 비교해 12.7% 감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지출 금액도 1년 전보다 5.1% 감소했으며, 가맹점 카드 매출액도 13.4% 줄어들었다.
카드 사용액은 소비지표를 가늠할 때 주요하게 사용되는 데이터인 만큼, 국내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한은은 이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6일 “데이터를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며 “데이터 중 이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증가했는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 26일까지 4조6185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한 달간 증가 규모가 4조5337억원에 육박했다는 점과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주택 거래 급증에 따른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달에만 5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