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비치된 ATM의 모습.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시내 비치된 ATM의 모습.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지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온 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3%대에 진입했다. 주담대 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일각에서는 오는 7월 규제 강화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연 3.98%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4.17%에서 0.19%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9월 3.74%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주담대 평균금리가 3%대로 내려온 것이다.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이어오며 수요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24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보다 4조1575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가계대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5월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대비 3조1935억원 증가했다. 앞서 주담대 잔액은 지난 4월 토지거래허가제 일시 해제 영향으로 3조7495억원에 달하는 증가 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택거래량 확대가 영향을 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주택 거래량의 변화는 1~2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대출 잔액에 반영되는데, 지난 2~3월 토허제 해제 이후 일시적으로 증가된 주택 거래량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영향도 일시적으로 대출 수요를 자극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면 차주가 갚아야 할 원리금 규모는 증가하고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규제 시행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3단계 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쏠릴 것에 대비해 은행권에서는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 금리 하단을 0.25%p 올리며 관리에 나서고 있다. 또한 모바일 앱 ‘스타뱅킹’에서 받을 수 있는 주담대도 하루 150건으로 제한했다.
 
NH농협은행도 다음 달 중 실행 대출에 한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중단했으며, SC제일은행도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2%p 인상하며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배경에는 국내 경기의 하방압력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년 중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융완화 기조 지속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가능성과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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