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오는 3분기 중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지정을 마무리지을 예정인 만큼, 일정에 맞춰 사업 확장 및 준비에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초 발행어음 및 IMA 사업 인가 등의 내용이 포함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및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종투사 지정 요건이 더욱 강화될 예정인 만큼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시점을 사실상 발행어음과 IMA 사업 인가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내년부터는 ‘사회적 신용’ 요건 신설과 종투사 지정 단계별 최소 2년 이상의 재무적 요건을 충족해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정이 강화된다.
 
이에 일부 증권사의 경우 발행어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일 경우 인가 신청이 가능하다.
 
발행어음 인가를 취득하는 경우 증권사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기업 대출과 채권, 부동산금융 등 다양한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중 발행어음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조달잔액은 17조6000억원으로, 총 한도가 3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의 2배인 20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당한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초대형 IB로 지정된 이후 단기금융업 인가를 취득해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말 기준 8조4000억원에 그친 발행어음 잔액은 올해 3월 말 까지 2배가 넘게 증가했다.
 
특히, 2024년 1년동안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거두며 실적에 기여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1.60% 증가한 4482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IMA 인가 조건인 자기자본 8조원을 이미 달성한 만큼,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기존에 있는 수시형, 약정형 발행어음 상품외에 적립형 발행어음 상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형, 약정형과 비교해 적립형 발행어음은 금리가 더 높고,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 적립형 발행어음 출시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출시 일정과 금리 수준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발행어음업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는 않지만, 발행어음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업이 삼성증권의 신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존에 탄탄히 쌓아 온 리테일 역량이 발행어음업 인가 이후 수행에 있어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점에서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순수탁수수료는 전 분기 대비 3.76% 증가한 1432억원을 기록하는 등 리테일 부분의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아울러 자산관리(WM) 사업도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발행어음업 인가시 성장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1분기 말 기준 삼성증권의 리테일 고객자산은 30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00% 증가한 규모이며, 올해 약 10조1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업 인가 신청과 관련해 회의체를 구성하고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안정적 실적과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올해 전 부문에 걸쳐 안정적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당 성향은 35.7%로 예상하며, 하반기에는 발행어음 관련 인가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6월 종투사 건전성 비율을 개편하고 요구자본을 결정하는 위험값을 강화하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순자본비율(NCR)이 178%를 기록한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업무를 수행할 때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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