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진행된 연극 '유령'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30일 진행된 연극 '유령'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신혜원 기자 | 서울시극단과 고선웅 연출의 창작 신작 연극 ‘유령’이 인간의 생과 사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무대 위에서 되짚는다.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연극 ‘유령’의 첫 공연을 앞두고 언론 대상 프레스콜 행사가 진행됐다.

본 작품은 고선웅 연출이 ‘늙어가는 기술’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극으로, ‘사람으로 났다면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처럼 죽어야 한다’는 화두 아래, 무연고자와 무적자 등 사회적 망각 속에 살아간 이들의 목소리를 연극적 상상력으로 복원한다.

이번 연극은 가정폭력을 피해 ‘정순임’이라는 새 이름으로 살아가다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한 여성 ‘배명순(이지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고선웅 연출은 “무연고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답게 존재하지 못하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고, 이들을 위한 위령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사람은)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죽어야 하지, 유령이 되어 헤매다닐 일은 아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연극이 단순한 추모가 아닌 위로와 사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무대 위 등장한 ‘거울’과 ‘데스마스크’의 상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 연출은 “거울은 자기를 바라보게 하는 장치”라며 “데스마스크는 배우 자신이 죽음을 마주하는 장면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데스마스크 제작에 참여한 배우 이지하는 “과호흡이 올 정도로 충격적인 경험이었다”며 “슬프다는 그런 단순한 감정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굉장히 복잡 미묘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 30일 진행된 연극 '유령'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30일 진행된 연극 '유령'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아울러 베테랑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준 배우 신현종은 연극에 대해 “이번이 168번째 무대인데, 태어나 처음 바퀴 달린 신발을 신고 연기했다”며 “아직도 적응 중이지만 익숙해지려 노력 중”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극 중 다양한 역할 소화를 해낸 배우 전유경은 “대본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려 하다 오히려 막혔는데,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이자 공간마다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며 “관객도 감정을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배우 홍의준도 “이유를 찾으려 애쓰기보다 본능적으로 표현하는 쪽을 택했다”며 “맡은 역할을 잘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작품은 참여 배우들에게서 있어 하나의 도전이 될 만큼 독특함을 자아냈다.

배우 강신구는 “그간 해왔던 어떤 연극보다도 ‘이상한 연극’이었다”며 “극 중 갑작스럽게 장면이 멈추거나 전환되기도 하는데, 낯설지만 뒤로 갈수록 의도와 메시지가 전달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배우 이승우 역시 “한국의 장례문화처럼, 이번 연극도 죽음을 떠나보내는 하나의 ‘놀이’로 구성돼 있어 신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연극 ‘유령’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공연 예정이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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