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89.5%로 집계됐다.
지난 기간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은 2021년 6월 39.5%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높아져 지난해 8월 96.8%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해 10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도 11월 81.4%에서 12월 81.3%까지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고정금리는 5년마다 시장금리에 맞춰 대출금리가 달라진다. 이에 시장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음에도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지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 금리가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나타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3.370~5.516%로 집계됐다. 이는 변동금리와 비교해 상단이 0.016%p, 0.510%p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요구한 지침도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자체 순수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 유도를 위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 비율을 30%로 제시한 바 있다.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관련해 고정금리 상품이 대출 한도 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거론된다. DSR 산정에 있어 스트레스금리 적용 비율은 금리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금리가 같은 조건에서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한도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는 경우 스트레스금리 반영 비율은 혼합형과 주기형 각각 60%, 30%에서 80%, 40%로 상향되지만, 여전히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 한도가 더 크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올해 2차례 더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은이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고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경제 성장에 무게를 둔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에 향후 금리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