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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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연방 대법관 9명 및 연방·지방법원 판사 등 2600여명을 선출하는 법관 투표를 실시했다.
전체 법관 중 절반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엔 7700명 넘는 후보가 출마했다. 이번 선거에서 선관위는 후보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했으나 유권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기엔 미흡하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홍보 및 관심 부족뿐 아니라 부정선거 논란도 지속 제기되면서 투표율은 크게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P통신은 일부 극소수의 유권자만 투표에 참여했고, 전국 투표소에선 종일 유권자 행렬을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시티의 한 50대 근로자는 통신에 “투표에 관심 없다”며 “정당과 그들의 메시지는 오고 가기만 할 뿐 모두 같다”고 꼬집었다.
투표에 참여한 30대 수의대 학생은 “집권당을 지지하진 않지만, 투표율이 낮아 내 표가 더 가치가 있을 것 같아(count more) 투표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9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시 대통령이 사법부 개혁 일환으로 헌법을 개정하면서 실시됐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국영 전력 기업 강화 등 자신이 추진한 정책들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판사들이 국민이 아닌 재벌, 정당에 충성한다”며 국민 투표를 통한 법관 선출을 제안했다.
권력층이 정치적 인기를 이용해 이전까지 통제하지 못했던 부문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비판과 시위가 이어졌었다.
대법관과 연방 판사직 후보는 법학 학위, 평균 학점 3.2, 5년 이상 전문 경력, 지인 추천서 5통만 있으면 된다.
이같이 낮은 허들 때문에 선거에는 카르텔 지도부를 변호한 변호사들과 부패 스캔들로 직위에서 물러난 지방 관료들도 출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으로 마약 밀매 혐의로 수년간 복역한 전과자, 캘리포니아에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종교 단체 지도자 관련 후보자들도 명단에 올랐다.
다만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 후계자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멕시코를 더 민주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옹호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투표 후 기자회견을 열고 “멕시코에 독재가 있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멕시코는 국민의 의지에 따라 더 자유롭고 공정하며 민주적인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를 열게 한 장본인인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도 자신의 농장 인근에서 투표를 마쳤다.
한편, 최종 결과를 결정할 전국 투표 집계는 16일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