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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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 조치로 역내로 들어오는 철강 제품의 무관세 쿼터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4일부터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고 관련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에 EU는 보복 관세는 물론,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병행 조치로 수입 제한 강화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양측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오는 7월 14일 또는 필요 시 그 이전에 기존 및 추가 EU 보복관세가 자동으로 발효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EU는 보복 관세를 위해 약 210억유로(약 30조원) 규모 미국산 제품에 대해 지난 4월 14일부터 부과하려 했으나 7월 15일까지 유예했으며, 협상 불발에 대비해 약 950억유로(약 135조원) 규모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U 측은 최우선 목표는 협상을 통한 해결이지만, 실제 추가 관세가 발효될 경우 즉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직접 협상에 돌입했으며 이후에도 기술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EU의 방침을 두고 한국 업체들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U는 국내 철강산업의 가장 핵심적인 수출 시장으로 지난해 전체 수출 물량 2835만톤 중 약 13.4%에 해당하는 381만 톤이 수출됐다. 이는 일본(367만 톤), 인도(305만 톤), 미국(276만 톤)을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다.
앞서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철강 제품에 대해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자 철강산업 보호를 이유로 쿼터제를 개정했으며 이에 한국산 열연강판의 무관세 수출 물량 역시 18만6358톤에서 16만1144톤으로 약 14% 축소됐다.
그 여파로 지난 4월 국내 철강업계의 EU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했다.
또한 증권가에서도 이번 추가 조치로 수출 위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철강 수입규제 강화로 유럽연합(EU) 또한 수입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산 철강의 유럽 수출에서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