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금리 하락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기가 거세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750조원7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과 비교해 1조9980억원 증가한 수준으로, 이달 들어서만 약 열흘 만에 지난달 증가폭(4조9964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역대 최대를 기록한 이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꾸준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반등한 뒤 3월부터 5월까지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 증가세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95조1415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조4799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증가 폭의 3분의 1수준이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도입을 앞둔 막차 수요의 영향이다. 3단계 규제로 대출한도가 축소되기 이전에 서둘러 자금을 확보하려는 차주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0.7%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8월 마지막 주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신용대출도 전월과 비교해 6002 원 증가하며 103조9147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증가액(500억원)이 지난달과 비교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이 주식과 코인 등 투자자금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는 주식시장에 ‘빚투’ 수요가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2일 기준 62조9444억원으로, 지난 2022년 4월 27일(64조8560억원)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관련 브리핑에서 “6월에는 분기 말 매·상각이 있어 기술적으로 가계대출 숫자가 높게 나오지 않을 수는 있다”며 “5월 주택거래량이 현재 추세로 미뤄 3월보다는 적고 4월보다는 조금 많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2~3개월 시차를 고려할 때 7~8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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