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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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은행의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배경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원화·위안화 간 동조화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이벤트 영향에 따라 시기별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가 강했던 시기로는 트럼프 1기 미·중 무역갈등기(2018년 4월~2019년 9월), 미 연준의 금리인상기(2022년 2월~2023년 4월), 트럼프 2기 대선당선 전후 시기(2024년 10월 이후)가 꼽혔다.
실제로 한은이 지난 2015년 8월~2025년 4월 중 국제 기축통화 보유국 제외 33개 국가 통화에 대한 각 통화의 환율 변동이 주요 국제 통화(위안화·미달러·유로·엔화 등)의 변동으로 설명되는 비중을 추정한 결과, 원화의 위안화에 대한 동조화 계수는 0.31로 분석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원화 환율변동이 주요 국제통화에 연동한다고 할 때 통화바스켓 중 위안화 비중이 31%를 차지한다는 의미로, 앵커통화로서의 위안화의 원화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함을 보여 준다.
한은은 동조화 현상을 두고 “글로벌 거시경제 여건을 반영한 미달러화 가치가 원화와 위안화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 상당 부분 기인한다”며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원화·위안화 간 동조화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및 수입 비중은 지난 2024년 기준 각각 19.5%, 22.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위안화의 절상 시 우리 무역의 흑자 확대에 따른 원화 강세가 나타난다. 반대의 위안화 절하의 경우에도 중국산 저가 품목 경쟁 심화에 따라 우리 수출이 위축돼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외환시장 거래 관행 및 구조, 유사 통화간 대체거래(프록시 트레이딩) 등도 원화와 위안화 간의 동조화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유사한 경제구조를 가지는 근접경제권역의 통화들이 한 묶음으로 거래된다”며 “원화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속해 위안화, 대만달러화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통화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원화의 절하국면에서는 위안화의 동조화가 강화됐으나 절상국면에서는 동조화가 약화되는 비대칭성이 나타났다.
한은은 이에 대해 “양국 통화의 미달러화에 대한 추세적 동반 약세, 한·중 간 글로벌 수출시장에서의 경쟁관계, 한국의 자유변동환율제도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위안화 간 동조화 국면기간은 길게 지속됐으나 탈동조화 국면은 일시적으로 짧게 나타나 당분간 위안화 향방에 따라 원화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향후 원화는 위안화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미·중 무역갈등의 전개 양상을 예의주시하며 위안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