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들이 최고경영자(CEO) 주재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위기 대응에 나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이날 오전 양종희 회장 주재하에 지주 임원회의를 개최하고 중동 리스크 확대 시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대응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과 관련해 국제유가 움직임에 대한 리스크와 중동 주변국가로 확전되는 경우 중동지역의 주요 산유국들의 유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전 세계 원유의 20%가 유통되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하는 경우 국제유가는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KB금융은 국제 유가 상승 등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지주 전 임원과 계열사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비상대응체계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부문을 포함한 전반적 금융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자본시장의 손익도 일별로 점검하고 있다.
 
KB금융은 향후 시장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경우 주요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내부 의사결정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사건에 대한 시나리오 별 대응 방안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며 “국제 유가 급등 시 피해 중소기업 지원 방안도 선제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지난 22일 임종룡 회장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따른 국내외 경제·금융 시장 영향 점검과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임종룡 회장은 환율·자본시장 급변동에 따른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그룹의 ‘유동성’,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등을 수시 점검할 것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원·달러 환율 상승과 주가지수 하락 등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차분하게 담당업무에 전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모니터링 강화에 돌입했다. 자회사별 리서치 조직이 거시경제를 정교하게 분석한 경기 진단에 맞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도 관계사별 일별 자산증감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동향 점검에 나섰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우 실물 경제 지원 등 기존 수립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은행권에서도 중동 사태에 따른 변동성 대응을 위해 점검에 나서는 동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지난 22일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금융시장 제반사항 점검을 위한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환율, 유가 등 변동에 다른 예상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중동 지역 사태로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선다. 중소기업을 위해 총 2조원 규모의 ‘유동성 신속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기존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 등 특판대출의 한도를 8조원 추가 증액하는 등 금융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번 중동 사태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 속에서 당행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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