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준(왼쪽부터)과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배우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최영준(왼쪽부터)과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배우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최윤진 감독이 최근 영화 ‘소주전쟁’의 감독 크레딧 삭제를 놓고 제작사의 갑질을 문제 삼은 기자회견을 진행한 가운데, 제작사 더램프 측이 이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더램프는 1일 입장문을 내고 최 감독이 ‘소주전쟁’(당시 모럴해저드)의 원안 시나리오를 함께 쓴 신인작가의 존재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화 ‘소주전쟁’은 시나리오의 제1창작자의 자리를 놓고 더램프 및 박현우 작가와 최 감독이 진위공방을 벌였으나, 갈등 끝에 제작사가 감독 크레딧을 제외하고 개봉했다.

쟁점 부분은 ‘소주전쟁’의 원안 시나리오를 무엇으로 인정하냐는 것으로, 최윤진 감독, 박현우 작가가 공동집필한 ‘에너미’와 최윤진 감독이 단독 집필한 ‘모럴해저드’(소주전쟁)가 존재한다.
 
제작사 측은 최 감독의 모럴해저드가 에너미와 별개의 작품이며, 집필과정에서 에너미의 내용이 반영된 사실과 이에 참여한 박현우 작가의 존재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 감독은 모럴해저드는 에너미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이 같은 사실과 박 작가의 존재를 제작사 측에 사전에 알렸다는 입장이다.
 
최 감독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소주전쟁’의 전신인 ‘에너미’는 론스타게이트 사건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이고 2020년 10월 30일 체결된 ‘소주전쟁’ 감독 및 공동제작 계약서에 원저작에 관한 사항을 ‘에너미 각본: 박현우, 최윤진’으로 정확히 기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램프 측은 “최윤진은 ‘소주전쟁’의 단독작가로 행세하고 시나리오 표지에 자신을 유일한 작가로 표시해 더램프에 제공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며 “최윤진은 편의에 따라 자신이 혼자 ‘소주전쟁’을 썼다는 주장과 자신이 단독작가라고 속인 적이 없다는 서로 모순된 주장을 넘나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제작사 측은 최 감독과의 녹취록을 제시하고, 최 감독이 ‘에너미’와 달리 ‘소주전쟁’은 시나리오 표지에서부터 단독 창작물로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더램프 측은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은 ‘소주전쟁’이 박현우 작가의 ‘에너미’를 바탕으로 하여 수정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판정하였고, 박 작가를 ‘소주전쟁의 원작자 및 제1각본작가, 최윤진을 제2각본작가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윤진 스스로 그 잘못과 박현우의 원작자 지위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협의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최윤진의 거부 및 스스로를 피해자로 호도하는 문건 등의 지속적 유포로 인해 감독계약 중도해지를 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제작사 측은 법원의 판단에서도 최 감독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더램프는 “최윤진은 별개의 무관한 작품 ‘에너미에서 생긴 3억원 정도의 빚을 해결해야 한다는 핑계로 더램프에 금전을 요구하며 ‘에너미’를 다른 작가와 공동 작업했다고 언급했을 뿐이지, ‘에너미’가 ‘소주전쟁’의 원작품이라든지 또는 ‘소주전쟁’의 공동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바가 없다”고 했다.
 
이어 “법원도 가처분결정에서 최윤진의 강변은 증거에 맞지 않는다고 인정한 바이고 경찰 및 검찰의 수사결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 최윤진 감독이 지난 6월 26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소주전쟁’ 감독 크레딧 삭제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준혁 기자
▲ 최윤진 감독이 지난 6월 26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소주전쟁’ 감독 크레딧 삭제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준혁 기자
반면, 최윤진 감독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에너미’와 ‘소주전쟁’이 동일선상의 작품이란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최 감독은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박은경 (더램프) 대표가 두 시나리오의 유사성과 연속성이 없다고 했으면 에너미 개발비 3억을 인정해준 계약을 써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너미’로 이미 투자사가 있었으나 내용이 유사한 ‘블랙머니’가 개봉을 하며 제가 다른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해서 쓴 게 소주전쟁”이라며 “에너미는 2016년부터 기획을 했고 2018년에 박현우 작가에게 시나리오를 함께 개발해보자고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너미는 공동집필이지만 이를 소주전쟁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는 박 작가의 참여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박 작가는 2018년 8월 5일 본인 요청으로 계약을 해지했다”며 “모럴해저드(소주전쟁)를 다시 쓴 시점은 2019년 1월부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작사의 ‘모럴해저드’가 ‘에너미’를 표절했다고 제시한 증거는 최종 완성고(11고)가 아닌 이미 6고에서 삭제된 한 페이지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항변했다.
 
최 감독은 모럴해저드 시나리오 표지에 자신의 이름만 적힌 것과 관련해서도 “공동집필 방식이 워낙 다양해 각자 버전을 만드는 경우 집필버전에 자신의 이름만 쓴다”며 “결국 크레딧은 후반작업에서 모두 정리하기 때문에, 시나리오 표지로 ‘그사람만 해당 영화의 작가로 참여했다’고 이해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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