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중구 부둣가에 수출 대기 중인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인천 중구 부둣가에 수출 대기 중인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오는 9일 종료 예정인 가운데, 변화 없이 적용될 경우 미국 수입시장 내 국가 간 경쟁구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트럼프 1기 이후 미국 수입시장 수출경합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의 대(對) 세계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으나 대 한국 수입은 5.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 수입시장 내 한국 점유율 순위는 올해 10위를 기록하며 지난해에서 3계단 떨어졌다.
 
특히 자동차·부품 품목관세 25% 부과 영향에 멕시코, 캐나다, 일본, 독일 등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국의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액이 24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외에도 기계류(-5억7000만달러), 화학공업(-4억2000만달러), 반도체(-3억8000만달러) 등에서도 대미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와 함께 멕시코, 인도 등의 점유율은 확대되고 있어 이들 국가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보고서가 트럼프 1기였던 지난 2016년과 2024년을 비교한 결과, 멕시코의 수출 경합도는 0.35에서 0.36으로, 인도는 0.17에서 0.19로 각각 상승했다.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2.0%포인트, 0.6%포인트 올랐다.
 
보고서는 “멕시코는 USMCA 체결 이후 북미 내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자동차·부품과 기계류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며 “인도는 정부 주도의 제조업 육성전략 시행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별 상이한 상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수입시장 규모 감소와 함께 경합 품목 중심의 경쟁 양상이 변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25%)보다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중국(54%), 베트남(46%), 대만(32%), 인도(26%)의 경우, 관세에 따른 가격적인 이점으로 한국의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어 기계류와 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 2일(현지시간) 미국과 상호관세 협의가 이뤄져 양국이 기존 46%에서 20% 관세로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수출하는 환적 상품에 대해서만 40%를 부과하기로 해 한국보다 낮은 관세율이 부과됐다.
 
일본(24%)과 독일(20%)의 경우에도 우리보다 관세율이 낮아 기계류 등에서 우리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다.
 
김규원 무협 수석연구원은 “상호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에 사전 대비해야 한다”며 “기업 차원에서는 생산 거점을 다양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여 과세 기준가격을 낮추는 한편, 미국 내 생산이 어렵거나 대체 가능성이 낮은 품목으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다음주 다수의 무역 상대국과의 무역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폴켄더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주 많은 합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상이 실질적으로 진척되지 않은 나라들의 경우 다음주 관세율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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