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동현 기자 | 지난해 말 우리나라 국민의 대미(對美) 금융투자 잔액이 9,60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서학개미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관련 수요 잡기에 나섰다. 특히 증권뿐만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통장 등의 상품 출시하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내놓은 ‘2024년 지역·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서 지난해 말 준비자산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2조970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1724억달러 늘어났다.

또한 대미 투자 증가액도 1,581억달러로 집계되며,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곤 경제통계1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해외주식 투자 열풍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 미국 주가가 전고점 돌파를 반복하면서 연말 평가 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서학개미를 잡으려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 ▲ 서울 소재 하나은행 영업점포.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소재 하나은행 영업점포. 사진=투데이코리아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해외주식전용 통장을 앞세워 서학개미 공략에 나섰다. 

해당 상품은 올해 5월 하나증권과 함께 출시한 해외주식 매매 전용 외화보통예금 통장으로, 외환 환전부터 주식 매매까지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하고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은행 측에 따르면, 해외주식 거래를 위해 별도의 증권계좌로 외화를 이체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통장에 보유 중인 달러로 하나증권을 통해 미국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것이 장점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이 늘어남에 따라 주식 거래 편의성과 다양한 혜택까지 제공하기 위한 전용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손님 중심의 외환상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개인 외환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에 따르면, 2022년 159억불이었던 개인 FX거래 규모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4년 270억불로 확대됐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손님 편의성, 디지털 연계성 등을 강화한 신상품 출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사진=하나은행
일례로 하나은행은 올해 초 ‘하나 외환 거래 시스템(Hana FX Trading System)’의 글로벌 버전인 ‘하나 글로벌 외환 거래 시스템(Hana Global FX Trading System)’을 영국에서 공식 출시했다.

또한 프랑스, 네덜란드, 체코, 파나마 등 26개국 204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 외환 거래소는 익일 새벽 2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런던에서는 오후 5시, 뉴욕에서는 오후 1시까지 원-달러 거래가 가능하다.

은행 측은 이를 통해 시차에 따른 불편을 줄이고 글로벌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하나은행은 올해 2월 미국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Global Finance)誌’가 선정하는 ‘아시아 최우수 외국환 은행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단순 환전 업무를 넘어 실거래 기반의 외화계좌에 대한 손님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하나 해외주식전용 통장’을 통해 손님들이 환율 부담을 덜고 보다 손쉽게 해외주식 거래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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