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피하려고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남아시아를 거쳐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챗GPT
▲ 중국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피하려고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남아시아를 거쳐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챗GPT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중국 기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피하려고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남아시아를 거쳐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인구조사국은 지난 5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3%(150억달러·약 20조5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반면 중국 공식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중국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 대한 수출은 15% 늘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도 12% 올라 중국의 전체 수출은 1년 만에 4.8% 증가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아시아 경제학자는 “2018년 첫 번째 미·중 무역전쟁 당시에도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감소했지만, 베트남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중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이미 베트남 제조업이 활성화됐으며, 최근 부과한 관세 또한 베트남 제조업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지표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자문 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 5월 전년 대비 30% 증가한 약 34억달러(약 4조6400억원)어치의 중국산 상품이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재수출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인쇄회로기판, 전화기 부품, 평면 디스플레이 모듈 등 전자기기 부품의 대베트남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같은 달 인도네시아를 통한 우회 수출 추정 물량은 8억달러(약 1조900억원)로, 1년 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은 남아시아와 중동 등 대미 관세율이 낮으면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다른 나라를 통해서도 수출을 우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서치 회사인 ‘글로벌 트레이드 리서치 이니셔티브’ 설립자 아자이 스리바스타바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대미 수출이 5월에 전년 대비 17% 급증했지만, 중국(홍콩 포함)산 수입은 22.4% 늘었다면서 “인도의 전자기기 수입 급증과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는 글로벌 공급망이 (관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언했다.
 
같은 기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중국산 수입은 20% 늘어났다. 주요 수입 품목은 스마트폰, 노트북, 일회용 전자담배 등이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우회 수출을 이미 예상하고 이를 제한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베트남산 제품에 20% 관세를 부과하되 제3국에서 만들어져 베트남을 통해 수입되는 ‘환적 제품’에는 4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조항을 넣어 베트남과 최종 무역 협상을 타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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