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전교조, 교총, 교사노조 등 교원 3단체의 ‘제주 교사 추모 및 교권 보호 대책 요구’ 집회에서 동료 교사가 눈믈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전교조, 교총, 교사노조 등 교원 3단체의 ‘제주 교사 추모 및 교권 보호 대책 요구’ 집회에서 동료 교사가 눈믈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재명 정부를 향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와 고교학점제 등 지난 정권에서 도입·추진된 교육 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7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현장 교사 요구안 전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AIDT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AI 디지털교과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이끄는 교육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졸속 정책”이라며 “자율 도입 후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외면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과 교사는 실험 대상도 소비자도 아니며, AI 디지털교과서는 경제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AI 산업 육성과 AI 디지털교과서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교조는 ‘고교학점제 폐지’, ‘국가교육위원회 기능 정상화’,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 ‘교사 임금·수당 인상’, ‘교권 보호 추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진수영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첫 학기 두 달 만에 자퇴생이 25명이나 발생했는데, 이는 작년 한 해 전체 자퇴생 수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교학점제로 학생의 학업 스트레스는 늘고 학부모는 불안감이 커지고, 입시학원과 사교육 시장은 이 불안감을 먹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단 9일, 세 차례 회의를 통해 고교학점제와 2028 대입제도 등 유·초·중등 교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내용을 밀실에서 졸속 심의했다”고 꼬집었다.
 
최지은 전교조 인천지부장도 “정치 부분을 수업할 때 아이들이 ‘선생님은 빨간색이 좋아요, 파란색이 좋아요?’라며 간접적으로 저의 정치적 견해를 묻는 경우도 있는데, 좋아하는 색깔 없다. 선생님은 모든 색을 다 좋아한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 처벌이 무서워 정치적 문제에 대해 자기검열을 해야 하는 상황에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학교 현장의 문제점과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우리 교사가 교육 정책과 법을 만들어야 우리 교육이 제대로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AIDT는 지난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정책으로,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영어·수학·정보 교과에 전부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검증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여론이 거세졌고,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AIDT를 교육자료로 활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다만 지난 2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개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당시 개정안을 발의했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법안을 상정하지 않은 것은 관계부처에 정리할 시간을 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상정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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