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AI(인공지능) 칩 대중국 수출을 허가한 배경에 지난 6월 중국과 합의한 희토류 자석 수출통제 해제가 있다는 주장이 고위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미지=챗GPT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AI(인공지능) 칩 대중국 수출을 허가한 배경에 지난 6월 중국과 합의한 희토류 자석 수출통제 해제가 있다는 주장이 고위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미지=챗GPT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AI(인공지능) 칩 대중국 수출을 허가한 배경에 지난 6월 중국과 합의한 희토류 자석 수출통제 해제가 있다는 주장이 고위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나왔다. 

미중 양국이 핵심 전략 물자를 맞교환하는 거래의 실체가 공개됐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15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H20 칩 수출 허가 이유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에 중국에 이런 칩 구매를 허용했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막았고, 이후 중국과 (희토류) 자석 합의를 하면서 우리는 중국에 칩을 다시 팔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자석 합의는 미중 양국이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통제와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일부의 해제를 맞교환하기로 한 합의를 의미한다. 

이를 두고 러트닉 장관은 로이터통신(Reuters)에 “우리는 그것을 자석과의 무역 거래에 포함시켰다(We put that in the trade deal with the magnets)”고 부연했다. 즉,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자석의 대미 수출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H20 칩의 성능을 강조하며 “이건 오래된 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바이든은 중국에 판매할 수 있게 했고, 우리는 그 결정을 재고했다. 하지만 이제 엔비디아가 가장 최신형 칩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최신형 칩인 블랙웰을 개발했고, H200과 H100 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중국 판매를 허용한 H20 칩은 성능 기준으로 네 번째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에 최고의 제품을 팔지 않는다. 두 번째나 세 번째로 좋은 제품도 팔지 않는다”며 “네 번째로 좋은 제품(fourth best)을 파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이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AI 반도체보다 ‘한 단계’ 앞선 반도체를 개발하고 그보다 낮은 사양은 중국이 계속 사도록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개발자들이 미국 기술에 중독되도록 하는 데(get addicted to the American technology stack) 충분한 만큼을 팔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H20 칩 수출통제를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와 6월 런던에서 열린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협상력 강화에 활용했다고 확인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건 우리가 제네바와 런던에서 활용한 협상 카드라고 할 수 있다”며 “중국은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갖고 있었고, 우리는 중국이 원하는 것들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고사양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자 이보다 성능이 낮은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왔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중순 H20 칩 수출에도 정부 허가를 받도록 통제했다가 이번에 방침을 번복했다.

이를 두고 데이비드 색스 미 정부 AI·가상화폐 정책 담당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중국 화웨이가 AI 반도체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것을 막으려면 엔비디아가 저사양 AI 반도체를 중국과 다른 나라에 팔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웨이가 훨씬 더 경쟁력이 생기고 있는데 화웨이에 중국 시장 전체를 넘기면 화웨이의 연구개발을 엄청나게 보조하게 된다”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 기술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면 그들을 중국의 품 안으로 밀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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