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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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39석, 공명당은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두 정당의 총의석수는 47석으로, 과반 유지에 필요한 50석에 3석 부족했다.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기존 의석수(자민당 101석·공명당 21석)는 총 122석이지만, 참의원 과반선인 125석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NHK는 이번 결과가 “자민당·공명당 연립 정권이 1999년 출범한 이후 역대 최소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던 2009년 당시에는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먼저 참패한 뒤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상실하는 순서였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승부처로 여겨지는 32개 1인 지역구에서 14승 18패를 기록해 2022년 선거 당시 28승에 크게 못 미쳤다. 비례대표에서도 12석에 그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공명당 역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지역구에서 패배를 당했다. 일본 언론들은 쌀값 급등에 따른 고물가와 교착 상태에 빠진 미일 관세 협상을 여당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극우 성향 참정당의 약진이다. 실제로 참정당은 기존 2석에서 총 14석으로 의석을 대폭 늘리며 참의원에서 독자적인 법안 제출이 가능한 11석을 넘어섰다.
국민민주당도 ‘실수령액 증가’를 내걸며 기존 4석에서 17석으로 대약진을 이뤘다. 반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21석으로 기존과 큰 변화가 없었고, 일본공산당은 7석에서 3석으로 의석이 줄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NHK에 출연해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며 총리직 유지 의지를 밝혔다. 특히 니혼TV와의 인터뷰에서는 정권을 내놓거나 하야할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패배 책임을 물어 이시바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자민당 내 유일한 파벌인 ‘아소파’를 이끄는 아소 다로 전 총리도 “총리직 유지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위에 언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의원에 이어 이번 참의원 패배로 일본 정국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개각과 당 간부 인사를 통한 정권 재건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야당들의 견제 속에서 정책 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앞으로 정치의 표류는 피할 수 없다”며 “자민당·공명당 정권 운영이 더욱 힘들어져 새로운 ‘국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자민당을 주축으로 한 정권이 양원에서 모두 과반수를 밑도는 것은 지난 1955년 창당 이래 처음”이라며 “정권 운영이 더욱 불안정해질 것(政権運営は一段と不安定になる)”이라고 관측했다.
지지통신은 “(공명당이) 참의원 선거의 선거구에서 전승을 놓치는 것은 2007년 이래 18년만”이라면서 “보수가 참의원에서 의석을 차지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