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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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현지 공영 NHK에 따르면, 참정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14석을 확보해 종전 2석에서 7배 늘어나는 대약진을 이뤘다. 반면 자민당은 39석에 그치며 1955년 창당 이래 처음으로 상하 양원에서 모두 과반을 잃는 참패를 당했다.
이 같은 참정당의 약진은 기성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강한 불만과 함께 가미야 소헤이 대표의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교 교사와 슈퍼마켓 점장을 거치며 세습 정치인이 아닌 일반 서민 출신으로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가미야 대표는 선거 전 로이터통신(Reuters)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담한 정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는 등 일본판 트럼프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참정당의 막강한 온라인 영향력이 돌풍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참정당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40만명 이상으로, 자민당의 3배에 달한다. 이는 일본 정당 중 최고 수준이다.
이와 함께 쌀값 급등 등 내수 물가 상승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이 기성 정치에 대한 대안으로 참정당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미야 대표는 과격한 발언과 혐오 표현으로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지지를 얻고 있어 주목된다.
그는 이번 선거 운동 과정에서 성평등 정책이 여성의 출산을 방해한다며 여성 비하 발언으로 비판 받았을 뿐 아니라 지난 18일에는 유세 도중 재일 한국인과 조선인을 멸시할 때 쓰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정정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은 일본 정치 지형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참정당의 약진을 두고 “독일의 극우 독일대안당(AfD), 영국의 극우 리폼UK 등 서방 세계에서 확산 중인 극우 포퓰리즘이 일본에도 뿌리내릴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했다.
조슈아 워커 미국 민간외교단체 재팬소사이어티 대표는 “참정당이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포퓰리즘과 반외국인 정서 때문”이라며 “이는 자민당과 이시바 총리의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시바 총리는 깊어지는 정치적 고립 속에서도 총리직 고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같은 날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중대한 책임을 통감하지만, 거대 여당으로서의 책임과 국가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연임 의지를 확고히 내비쳤다.
또한 현재 일본 상황을 “미국의 관세 조치, 물가상승, 전후 가장 혹독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정의 정체를 초래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민·공명당을 합쳐도 양원에서 소수 여당이 되는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은 크게 약화된 상태다.
특히 다음달 1일로 임박한 미일 관세 협상에서 이시바 총리는 “‘관세가 아닌 투자’라는 개념으로 양국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약화로 인해 협상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