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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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EU가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EU산 수입품에 15% 관세율을 적용하는 포괄적 무역 협정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EU가 예고된 30%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15% 수준의 관세에 미국 측과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전했다.
현재 협상안에는 항공기, 의료기기, 증류주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협상 내용을 각 회원국에 공식 브리핑했으며, 오는 24일에는 보복 관세안 표결도 예고돼 있다.
이번 합의가 성사될 경우, 전날(22일) 미국과 일본이 발표한 무역 합의와 유사한(mirroring) 수준의 조율로 평가된다.
한 EU 고위관료는 FT에 EU가 미국·일본 간 합의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holding their noses) 식으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4월부터 EU산 제품에는 평균 4.8%의 기존 관세 외에 10%의 추가 관세가 적용돼 왔다. 협상 중인 15% 관세율은 이러한 기존 관세를 포함한 것으로, 사실상 현상 유지를 택한 셈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현재 27.5%에 달하는 자동차 관세율도 15%로 인하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철강 등 일부 품목은 예외로 남을 전망이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Reuters)은 “미국이 일부 품목에선 관세를 양보할 수 있지만, 철강에 적용 중인 50% 관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 연설에서 “EU와 매우 진지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EU가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할 경우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EU는 협상이 최종 타결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최대 30% 관세에 해당하는 총 930억 유로(약 150조5000억원) 규모의 보복관세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보복 대상에는 항공기,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미국 전략 품목이 포함돼 있다.
협상 상황에 대해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FT에 “보도 내용은 추측일 뿐”이라며 가변성을 강조했고, 유럽 측 역시 “합의에 낙관적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