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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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은행의 ‘외국인의 국내 상품 인터넷 직접 구매(역직구)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의 이커머스를 통한 해외 직접 구매(직구) 규모는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 소비자의 국내 상품 역직구 금액은 1조6000억원으로 직구 규모 대비 약 20%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외국인의 국내 온·오프라인가맹점에서의 해외 발급 지급 카드 사용에 있어 대면거래가 약 81%로 대부분이었다. 역직구가 포함된 비대면 거래의 비중은 약 19%에 불과했으며 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대비 낮은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 문화 콘텐츠, 상품 등에 해외 소비자 관심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대면과 비대면 거래 규모간 큰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점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인 역직구를 어렵게 만드는 이용 편의성 측면의 애로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역직구 방식으로는 크게 국내 판매자의 아마존 등 해외 플랫폼 입점을 통한 판매와, 해외 소비자의 국내 플랫폼 이용 방식 두 가지로 이뤄졌다.
한은은 “국내 판매자들이 해외 대형 플랫폼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해외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등 정책 변화에 취약해질 가능성 등의 우려 시각이 있다”며 “외국인이 국내 플랫폼을 이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과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보고서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이 회원가입 시 국내 개통 본인 명의 휴대폰을 이용한 본인 인증을 요구해 해외 소비자의 가입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본인 인증 방식과 사용자 인증 방식 간 선택에 있어 법적 제약이 없음에도 본인 인증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으며 이에 해외 소비자가 국내 개통 본인 명의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는 경우,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가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해외 플랫폼은 회원가입 희망자의 이메일 주소, 휴대폰 번호 등을 통한 일회용 비밀번호를 통한 사용자 인증 방식만 거치면 누구나 쉽게 회원가입이 가능한 방식을 택해 접근성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또한 국내 플랫폼은 상품 구매 시 해외 발급 지급수단으로 대금지급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브랜드 지급카드를 대금지급 시 사용 가능한 국내 온라인 가맹점 비중은 약 3~4% 수준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카드나 해외에서 널리 이용되는 페이팔, 알리페이 등 간편지급 서비스도 대금지급 수단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그간 주 고객이 내국인이었고 해외 판매 건의 경우 지급수단 부정사용, 배송 관련 분쟁 발생 시 대응이 어려워 업체들로서 적극적으로 개선할 유인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은은 역직구 활성화를 위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회원가입 문턱을 해외 수준으로 낮출 것과 해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국내외 간편지급 서비스간 연계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언했다.
또한 해외 배송을 비롯해 해외 고객 대상 교환·반품, 대응 서비스 업무 등을 처리해주는 통합 물류 대행 서비스(Fulfillment)를 적극 활용해 분쟁처리 부담을 줄일 것과, 물류 인프라 확충을 통한 배송 여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주요국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국내 전자상거래 이용 편의성 개선의 시급성이 더해지고 있다”며 “역직구 활성화는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드는 또 하나의 인프라 구축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중요해 민간을 독려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