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수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최근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 가격과 고위험 자산에 대한 평가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재무 건전성 악화 등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또한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전환사채(CB) 등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저축은행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으나, 이번 협상 결렬로 인해 저축은행 업계 재편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비슷한 시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이 KBI그룹에 매각된 반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수·합병(M&A)를 통한 경영정상화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라온저축은행의 경우 경북 구미에 위치해 비수도권에 기반을 갖추고 있는 반면, 상상인의 경우 수도권에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어 관심을 보이는 매수 후보자들이 많다는 점도 협상 진행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국의 적기시정조치 강도가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해 차이가 있으며, 매물로 나온 은행들도 당장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 아니기에 시간을 기다리며 최대한 몸값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지 않더라도 부실 우려가 있는 하위권 저축은행들의 구조조정도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HB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 등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됐으나, 현재는 매각 의사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부터 저축은행의 M&A 규제를 완화하는 등 업계 구조조정을 유도해 왔으나,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