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영화관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영화관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점차 끊기며 국내외 영화 사업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외 영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주요 미디어 업체들의 영화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관련 통계 사이트 더넘버스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시장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약 86억4700만달러로 코로나 직전이었던 지난 2019년(약112억2억6천만 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또한 전년(약 89억6300만달러) 대비로도 감소했다.
 
이는 영화 사업 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의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이 영화 사업 부진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즈니의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은 23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으나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예상치인 237억3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영화·방송 등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영업이익(10억2000만달러)이 전년 대비 15% 감소하는 등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마블 영화 ‘썬더볼츠*’와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의 흥행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썬더볼츠*’는 마블 영화 역사상 2번째로 부진했으며 ‘엘리오’ 역시 픽사 역사상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진에 영화사업 성적에 영향을 받는 콘텐츠 판매·라이선싱·기타 부문 역시 2100만달러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가입자는 1억2870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180만명 증가했으며 ‘훌루’ 역시 같은 기간 1% 늘어난 5550만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파라마운트글로벌’이 스카이댄스미디어에 84억달러에 팔리는 등 기존 영화 사업 제작사의 실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픽처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 트랜스포머, 터미네이터, 탑건, 스타트렉, 미션임파서블 등 시리즈를 제작해왔다.
 
더넘버스에 따르면 이 같은 디즈니와 파라마운트픽처스를 포함한 주요 6개 제작사(워너브라더스·20세기폭스·소니픽쳐스·유니버셜 등)의 공개 편수 역시 코로나 직전이었던 지난 2019년 87편에서 지난해 62편까지 떨어졌다.
 
영화 시장의 위축은 국내에서 특히 더 두드러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박스오피스 관람객 수는 216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파묘’, ‘범죄도시4’ 등 1000만 관객 흥행작이 있었던 지난해 역시 전체 관객수가 1억2313만명으로 지난 2019년(2억2668만명)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는 상반기 최다 관객수가 ‘야당’의 337만명에 그쳐 올해 1억 관객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올해 6월까지 관객수는 4250만명으로 올해 1억명 관객을 넘지 못할 시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위기 대응을 위해 업계에서는 합병을 통한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롯데시네마의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의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5월 합병 양해각서(MOU)를 맺고 7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합병 건에 대한 사전협의를 신청했다.
 
양사는 재원을 추가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별상영관을 확대해 관객을 끌어모은다는 방침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양사간 합병은 침체된 국내 영화산업 회복과 다양성 확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전협의 단계부터 정식 기업결합 신고에 이르기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절차도 성실히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극장으로 관객을 끌어올 수 있는 영화가 있어야 영화 산업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영진위가 지난해 발표한 ‘2023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에 따르면 극장을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가 24.8%로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제작 편수가 늘고 있는 것 같으나 예산이 큰 영화는 잘 안하는 추세”라며 “예산이 큰 작품은 넷플릭스 등 OTT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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