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구속됐다. 사진은 김 여사가 2024년 9월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됐다. 사진은 김 여사가 2024년 9월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안현준 기자 |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됐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여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헌정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전직 영부인 구속이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전성배씨 이권청탁 의혹(특가법상 알선수재)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가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전주’(錢主)로 가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관련 사건 주범들과 3800여 차례 통정·이상 거래로 시세 차익 8억1144만3596원을 거뒀다고 보고 있다.
 
또 2011년 1월쯤 김 여사가 한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에서 “6 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 2억7000만 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는 등의 통화 녹취록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김 여사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의창 선거구에 공천되도록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당시 김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총괄본부장이었던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등 위법하게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외에도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1000만원대 샤넬 백 2개와 6000만원대 ‘반클래프 앤 아펠’, ‘그라프’ 목걸이 등을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등의 청탁을 도와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김 여사는 조사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공모한 적은 없고 오히려 손실을 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서울대 경영전문석사 과정을 밟고 있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먼저 알았다고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여사는 이날 법정에 출석해서도 ‘결혼하기 이전의 것들까지 끄집어내 수사하는 것에 대해 재판부에서 잘 살펴 달라’는 취지로 구속 수사가 부당하다는 점을 호소했다.
 
그렇지만, 특검팀은 김 여사가 모든 혐의를 부인한 만큼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면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서를 통해 김 여사가 특검에 압수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점, 자신을 수행한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들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등을 근거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도 밝혔다.

특히 특검은 이날 법정에서 구속영장 청구서에 명시한 혐의는 아니지만 김 여사에게 제공했다가 보관해온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모조품과 함께 제시하는 등의 증거 인멸 가능성을 거듭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희 특검보는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서희건설 측이 김건희씨에게 교부했다가 몇 년 뒤 돌려받아 보관 중이던 목걸이 진품 실물을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목걸이 진품을 확보한 경과를 법원에 설명하고 김건희씨 오빠의 인척 주거지에서 발견된 가품과 위 진품 목걸이 실물 2점을 증거로 법정에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