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760조8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758조9734억원)과 비교해 1조9111억원 증가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을 위해 진행되는 주담대를 6억원까지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6·27 대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규제 시행 이후 가계대출은 잠시 진정세를 보였으나, 증가 폭이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규제 시행 이전 집행된 주택 계약 대출과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자 은행권은 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4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10월 실행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신청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도 내달 실행분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청 접수를 중단했으며, IBK기업은행은 앞서 대출모집인의 주담대·전세자금대출 추가 접수를 이미 중단한 데 이어 타 은행에서 대환하는 대면·비대면 전세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가계대출 구성 중 신용대출이 급증세를 나타내며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5796억원 증가하는 동안 신용대출은 1조693억원 증가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는 지난 7월 한 달간 4334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신용대출 증가세의 배경으로는 공모주 청약 열풍에 따른 단기 자금 수요 증가와 ‘6·27 대출 규제’ 이전 주택 계약 관련 대출의 실행, 추가 규제 강화를 염두한 대출 선수요 등이 거론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6·27 규제 이후 주담대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 추가 대출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며 “은행권에서도 수익성 방어를 위해 신용대출 유치에 집중하는 등 신용대출의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