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광복은 연합군의 선물’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형석 관장은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광복 8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겨레의 빛’ 기념식에서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보면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 역사’에서 ‘해방은 하늘이 준 떡’이라는 구절이 나오는 것을 언급하며 “이 같은 해석은 독립전쟁 승리로 광복을 쟁취했다는 민족사적 시각과 배치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봉길 의사가 일본 전승 기념식장에 폭탄을 투하하기 전 남긴 유서에는 ‘너희들은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 에디슨 같은 발명가가 되어라’고 적혀있다”며 “24살의 청년은 조국 독립의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해야 했지만, 아들은 과학자가 되기를 소망했던 것처럼 역사의 이면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5000년의 역사를 공유한 대한민국 국민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 다름이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제 역사 전쟁을 끝내고, 그 바탕 위에서 국민 통합을 이루고 진정한 광복의 완성인 통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김 관장은 친일파 인사들의 명예회복 주장과 백선엽 장군 옹호 발언, 광복절 부정 발언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었다.
 
특히 김 관장은 취임 이후 정부가 서울에서 주최하는 ‘제79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독립기념관의 광복절 경축식을 취소까지 한 바 있다. 독립기념관이 광복절 경축식을 하지 않은 것은 지난해가 유일한 사례다.
 
이날 독립기념관 야외에서는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와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역위원회가 ‘광복 80주년 김형석 관장 퇴진을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김형석 관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옹호하고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부정한다”고 퇴출을 요구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 관장은 자신의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지 않겠다는 상황”이라며 “독재와 부정으로 국민을 살육한 이승만에게 반민특위가 해체당하고, 친일파를 단죄 못 한 치욕을 기억하기 위해 김 관장 퇴출 때까지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이름으로 김 관장의 퇴출을 명령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우롱하는 김형석 관장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 관장은 시민단체들의 자진 사퇴 요구에도 독립기념관장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14일 독립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로부터 임명받았고 성실하게 관장직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한 마당에 물러설 이유가 전혀 없다”며 “오히려 개인 휴대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사퇴하지 말라’는 내용의 격려도 못지않게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친일 논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로서 개인의 생각은 바뀐 것이 없다”면서도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입장이 달라졌기 때문에 의사 정책 등을 할 때 정부 관료나 기념관 담당자 등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의 임기는 오는 2027년 8월 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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