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봉 기자
news1@todaykorea.co.kr
기자페이지
18일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이하 시군구연맹)이 최근 시군구 공무원 19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군구연맹 공무원의 고용실태와 생활실태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7%가 ‘낮은 임금’ 때문에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공무원은 사회적 지위가 높고 정년이 보장된 이른바 ‘철밥통’으로 불리며 인기 직종으로 떠오른 바 있다.
많은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 합격을 위해 공무원 학원가들로 모였으며, 지난 2011년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93.3대 1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그러나 일반 회사원보다 낮은 임금과 각종 민원들을 견디지 못한 저연차 공무원들이 늘어나면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게 됐다.
이후 2016년 9급 공채 경쟁률은 53.8대 1로 약 절반으로 줄었으며, 지난해는 21.8대 1, 올해는 8.8대 1까지 감소했다.
현재 공무원 임금은 100인 이상 민간 기업 임금 평균의 8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응답자의 93.7%가 급여가 낮다고 답했으며, 급수별로는 9급 97.6%, 8급 97.9%, 7급 95.0%, 6급 이상 84.9%로 저연차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또한 초과근무 빈도는 48.8%로 높았지만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 만족도는 14.6%로 낮았으며, 업무 성과에 따른 물질적 보상을 받고 있다는 응답도 6.8%에 그쳤다.
공주석 시군구연맹 위원장은 “공무원의 임금체계는 업무와 보상이 반비례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하위 직급일수록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을 받는 불공정한 임금체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공정 임금체계는 하위 직급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며 “조사에서도 확인됐듯이 직급과 상관없이 적절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원을 비롯한 외부 환경과 조직문화로 인해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수도 다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 중 43.0%(복수응답)가 악성 민원으로 인해 공직사회를 떠나고 싶다고 답했으며, 직급별로는 8급 47.3%, 9급 44.1%, 7급 41.3%, 6급 이상 39.5%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사에 따르면, 민원 스트레스 경험률은 74.5%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교육, 녹음, 권장시간 준수, 안전요원 배치 등 보호조치를 받았다는 경험은 최소 3%(권장시간준수)에서 최대 39.7%(녹음기능)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군구연맹은 이를 두고 높은 민원 스트레스에 노출된 공무원이 적절한 보호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덕하 군산시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공직사회에서 공무원이 폭행당했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린다”며 “공무원은 폭행당하기 일쑤지만, 공무원을 보호하는 시스템은 보호 안내문 게시 등의 안내문이 전부”라고 말했다.
공주석 위원장도 “일터가 안전을 보장해야 하지만 공무원 대다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이라며 “보여주기식이 아닌 공무원 노동자가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보호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