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증권가 사진. 사진=투데이코리아
▲ 여의도 증권가 사진.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호황을 보이며 주요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거래량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이익 상승에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나타낸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해외투자에서 얻은 이익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조4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1.8%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 6조4163억원의 약 70%를 반년 만에 달성한 것이다.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상반기 기준 1조252억의 순익을 올리며 반기 기준 ‘1조 클럽’에 입성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채권운용 부문에서 1800억원의 수익을 올린데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등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며 기업금융(IB)에서도 견조한 성과를 달성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664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80.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키움증권(5457억원), 삼성증권(4831억원), NH투자증권(465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자산 평가이익 상승이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전체 세전이익 중 26%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1061억원으로, 2분기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상반기 누적 2242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한 수익 성장과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부문 등에서 고른 성장을 나타낸 점이 꼽힌다.
 
특히, 대체거래소 등장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가 전반적인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 기준 개인 비중은 53.4%까지 하락했으나, 대체거래소 이용이 늘어나고 있어 현재 8~9조원대의 거래대금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넥스트레이드의 수수료율이 거래소보다 소폭 낮지만 12시간 동안 이용 가능한 편의성과 압도적인 거래대금 덕분에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이 높은 수준을 견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사들이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고용시장 충격 등에 따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거시경제 환경의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외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증시 자금 유입세가 둔화되거나 해외시장으로 자금이 유출될 경우 증권업 실적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도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의 내용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대주주 양도세 기준 하향 조정과 교육세 인상 등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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