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 한국은행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에서는 통화정책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만해도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우세했으나, 최근 동결 전망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로, 앞서 한은은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씩 인하했다.
 
기준금리 결정에 결정적인 변수 중 하나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 문제가 거론된다. 앞서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잠시 주춤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8월 둘째 주(8월 11일 기준)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는 0.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가 내려가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6월 대비 0.03%포인트 낮은 2.51%를 기록했다.
 
코픽스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지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대출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코픽스는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인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는 상황도 한은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지만, 미국 물가지표에 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작용했다는 점이 부각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매파적(hawkish)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돌파하는 등 최근 상승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정책여력 확보 필요성, 그리고 여전히 불안한 부동산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내년까지 최대 두 차례(50bp)의 인하 여력을 섣불리 소진하기보다 신정부 재정정책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금리인하 시기는 이르면 4분기, 늦으면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침체된 내수와 수출경기 둔화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정책 등이 시행되고 있어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서 수출경기 둔화가 우려돼 경기 부양 목적의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 등으로 민간소비가 개선되고 있어 정책 공조차원에서라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경정 집행과 맞물린 금리 인하 효과를 고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