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조슈아 킴 대령으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조슈아 킴 대령으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으로부터 협상 조언을 얻었다면서, 과거사 문제와는 별개로 한일 협력을 지속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진행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매우 우호적으로 대한민국과 미국의 협상에 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측의 구체적 요구를 일본에 100% 모두 공유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이미 많은 조언을 받았고 제가 요청해 더 구체적인 협상 경험도 들었다”며 “한국이 미국과 협상할 때 주의할 점과 이점에 대해 협조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실장이 별도로 접촉해 대화를 나누고 있고, 예정보다 소인수 회담이 길어진 것도 주로 미국과의 협상 얘기를 나누느라 지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국민 일부가 문제를 지적하는 걸 알고 있고, 저도 각오했다”며 “불충분하다고 비난받더라도 해야 할 건 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손해 본 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사나 영토 문제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경제·안보·기술·기후사회 협력까지 모두 포기해야 할 이유는 아니”라며 “해결할 건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은 추진한다는 투트랙 기조가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도 중국과 견제·경쟁·대결을 하면서도 협력할 건 협력한다”며 “우리 역시 주변국 관계를 전면적 적대로 돌릴 필요는 없다. 과거사 문제도 상호 배려가 쌓이면 전향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첫걸음이라 성과가 크지 않아도 된다. 조금만 시간을 주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도 “2018년보다 불신과 적대감이 깊어지고 주변국 관계도 악화됐다”며 “그렇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위한 대화와 협력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점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은 “상황이 나빠진 만큼 필요성은 더 커졌다. 과거보다 몇 배 노력해야 작은 성과라도 낼 수 있다”며 “이 점을 주변국들에 총력을 다해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비핵화가 단숨에 이뤄질 수는 없다. 멈추고, 축소하고, 결국 종국에는 비핵화로 가야 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되돌아가려면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북한 측의 날 선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김여정 부부장이 ‘제가 위인 되기는 어렵다’는 말을 한 걸 보고, 오히려 위인을 기대하는구나 생각했다”며 “발언에는 복선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이 최근 군사적으로 강하게 반응한 것은 내부적으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제가 북한 편을 든다는 건 전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북측 입장을 고려하되, 우리가 지향하는 바대로 강력한 국방력과 억제력을 기반으로 대화와 소통을 병행해야 한다”며 “군사적 충돌 위험을 줄이고 국민 불안을 완화하며 경제적 안정도 확보하는 것이 곧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자극적 표현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큰 흐름 속의 돌출 현상 정도로 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