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16일(현지 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이민법원 앞에서 시위대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욕하는 내용(Chinga La Migra)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 6월16일(현지 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이민법원 앞에서 시위대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욕하는 내용(Chinga La Migra)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카고의 치안 불안을 이유로 군 병력 투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민주당 측은 이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격렬히 반발해 향후 정국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시카고에 들어가 바로잡고 싶다(straighten it out)”며 “시카고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상황을 고칠(fix) 것”이라고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짧은 기간에 50건의 살인과 수백 명의 총격 피해가 발생했는데, 주지사가 나와 ‘범죄는 괜찮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미친 짓”이라며 민주당 소속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를 비판했다.

같은 날 프리츠커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통령이 미국의 한 도시와 전쟁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독재자가 아니라 겁쟁이다. 일리노이는 독재자 지망생에게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소속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우리 도시를 점령하겠다는 위협은 헌법 파괴 행위”라며 “이런 권위주의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이번 주말 시카고에서 6명이 살해되고 12명이 중태에 빠졌다”며 “최근 몇 주간 50여 명이 살해됐고, 수백 명이 총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리츠커 주지사는 왜 연방정부의 도움을 거부하는가”라며 “지지율 5%에 불과한 존슨 시장과 함께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고 재차 공격했다.

그렇지만 법적 근거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주지사 동의 없이 주방위군을 투입하는 것은 위법으로 간주된다.

실제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2일 로스앤젤레스에 수천 명의 주방위군을 배치한 조치에 대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시카고 군 병력 투입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하려는 것이 아니다. 도시를 정화하려는 것”이라며 “시카고에 군 병력을 투입할 결정을 하루, 이틀 안에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군 투입 여부가 가시화될 경우 미국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정치적 파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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