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올해 2분기 국내 은행권의 자본건전성이 1분기와 비교해 개선된 흐름을 나타냈다. 외화대출자산의 위험가중자산(RWA) 환산액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는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큰 폭의 하락을 나타내며 발생한 기저효과로, 여전히 환율 변동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6월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6월 말 국내은행의 BIS 기준 총 자본비율은 15.95%로 집계됐다. 전 분기와 비교해 0.29%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비율은 0.38%p 상승한 13.57%를, 기본자본비율은 0.36%p 오른 14.87%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6월 말 국내은행의 자본비율은 전 분기 말 대비 상승했고, 모든 은행의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유지 했다”며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당기 순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며 자본비율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BIS 기준 총 자본비율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해당 비율 산출시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이 환율의 영향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나타내며 자본비율의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은행별로는 외국계 은행의 자본비율 개선이 두드러졌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전 분기 대비 각각 2.22%p, 1.98%p 오르며 가장 높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대부분 시중은행 역시 양호한 자본비율을 나타냈다. KB·우리·신한·카카오·토스뱅크 등의 총자본비율은 16.0% 이상을 상회했다.
 
다만, 일부 인터넷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각각 0.61%p, 0.36%p 하락했다.
 
금감원은 “국내 경기회복 지연, 환율 변동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연체율 지속 상승 등 신용 손실 확대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며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은행 자본비율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부터 위험가중자산(RWA) 최저한도가 높아지며 은행들의 자본비율 관리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WA 산정 방법은 크게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이 존재한다. 이 중 표준방법 RWA 최저한도가 현행 60%에서 내년 65%로 상향되며 2027년부터는 70%, 2028년부터는 72.5%로 올라간다. 자기자본비율 산출시 분모에 해당하는 RWA 관리가 더욱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또한 분자에 해당하는 자기자본 확충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밸류업 정책 기조에 맞춰 배당지출 등의 확대가 예상되며 막대한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을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 구성이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강화 등으로 은행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고 자본비율이 하방 압력을 더 받을 전망”이라며 “위험가중치가 0%인 공사채와 특은채 매수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은행은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자산 리밸런싱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할 전망”이라며 “대출과 유가증권으로 구분할 수 있는 전체 영업자산에서는 국공채 및 특은채 중심의 유가증권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고, 대출자산 내에서는 위험가중치가 낮은 주택담보대출 및 우량 대기업 대출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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