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경산업 본사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 애경산업 본사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국내 유통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애경산업 매각이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태광그룹이 공식 확정되면서 본격화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애경산업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태광산업과 태광그룹 계열 사모펀드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번 매각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34% 전량을 넘기는 방식으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인수 금액을 4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AK홀딩스는 “향후 일정과 거래대금 등 세부 사항은 계약 진행 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54년 설립된 애경산업은 주방세제 ‘트리오’(1966년), 세탁세제 ‘스파크’(1987년), 치약 ‘2080’(1998년) 등 히트 상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생활용품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이후 화장품 브랜드 ‘케라시스’와 함께 ‘에이지트웨니스’, ‘루나’를 출시하며 뷰티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웠다. 특히 에이지트웨니스는 홈쇼핑을 통해 큰 인기를 끌며 애경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뷰티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이번 인수를 계기로 K뷰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과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함께 업계 빅3로 꼽혔지만, K뷰티 열풍에 올라타지 못하면서 입지가 약화됐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5% 감소한 474억원에 그쳤다.

태광산업은 이번 인수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꾸려 시너지 효과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 측은 “석유화학·섬유 업황의 구조적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사업 재편이 필요했다”며 “K뷰티의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새 성장 축으로 삼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계열사인 홈쇼핑 채널 쇼핑엔티와 연계한 뷰티 라이브커머스 진출도 계획에 포함됐다.

한편, 애경그룹은 모태 기업인 애경산업을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재편에 나선다. 

제주항공의 실적 악화와 유통 부문 부진으로 재무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AK홀딩스의 부채는 4조원, 부채 비율은 328.7%에 달했다. 

앞서 골프장 중부CC를 매각해 약 23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거래를 통해 항공·화학 중심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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