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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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커피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199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식료품점에서 판매된 분쇄 커피 가격은 파운드(약 0.45㎏)당 8.8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현재 미국은 커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지난 1년간 주요 산지에서 흉작이 이어지며 글로벌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브라질산 커피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충격은 더욱 커졌다. 브라질은 고급 아라비카 커피의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미국이 소비하는 원두의 약 3분의 1을 공급해왔다.
해운 데이터 기업 비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으로 들어온 브라질산 커피 선적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8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75% 이상 급감했지만, 베트남·콜롬비아 등 다른 생산국의 공급이 이를 메우지 못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잉여 재고가 당장의 가격 급등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스 헤이예르 ING 식품·농업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들이 평소처럼 커피를 소비한다면 추가 선적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문제는 그 물량을 어디서 조달할 수 있느냐(where will they be coming from)”라고 지적했다.
급격한 기후 변화도 악재로 꼽힌다.
브라질과 베트남의 날씨가 갈수록 불규칙해지면서 커피 선물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은 아라비카 시장을, 베트남은 인스턴트 커피용 로부스타 시장을 각각 지배하고 있어 두 나라의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 축소로 직결된다.
이에 미국 식료품 업계는 국내에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없는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백악관도 최근 신규 무역협정 체결 과정에서 커피를 포함한 일부 수입품의 관세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목록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