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 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금지와 부패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정부 각 부처가 모여 있는 싱하 더르바르 청사에 불을 지른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9일(현지 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금지와 부패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정부 각 부처가 모여 있는 싱하 더르바르 청사에 불을 지른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네팔에서 Z세대가 주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임시 총리에 수실라 카르키 전 대법원장이 임명됐다. 네팔 역사상 첫 여성 총리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람 찬드라 파우델 네팔 대통령은 이날 카르키 전 대법원장을 임시 총리로 임명했다. 카르키 총리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대법원장을 지낸 인물로, 네팔 사법 역사에서 유일한 여성 대법원장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재임 기간 정부 부패 척결로 국민의 신망을 얻었으나 2017년 일부 의원들이 편파 판결을 이유로 탄핵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이에 카르키 전 대법원장의 임명을 두고 최근 격화한 정국 불안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샤르마 올리 전 총리가 사임한 뒤 권력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도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고, 정치권은 임시 지도 체제 구성을 통해 혼란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카트만두에서는 지난 8일 정부의 소셜미디어(SNS) 금지 조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시위대는 정부 청사, 국회의사당, 대통령 관저 등 주요 공공기관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발포로 대응했으며, 현재까지 최소 5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으며, 카트만두 교도소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수감자와 경찰관 3명도 포함됐다.

결국 SNS 금지 조치는 철회됐지만, 집권층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하면서 시위는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패 척결’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올리 전 총리도 9일 사임했고, 이후 네팔 군대가 수도 카트만두의 통제권을 장악하며 과도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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