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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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9월 10일 영흥파출소 근무일지’에 따르면, 지난 10일 해당 파출소 야간 근무자 6명은 3명씩 조를 이뤄 3시간씩 휴게시간을 받은 것으로 기재됐다.
당시 이 경사를 포함한 3명의 근무자는 10일 오후 10시부터 11일 오전 1시까지, 나머지 3명은 11일 오전 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휴게시간으로 기록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직 근무자 4명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경사의 휴게시간이 10일 오후 8시부터 오전 2시까지 총 6시간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근무일지 기재 내용과 이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해경 내부에서는 파출소가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허위로 기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경찰청 훈령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에는 3교대 근무에 대해 ‘(근무) 8시간당 휴게 1시간을 줄 수 있고 야간 3시간 이내 사용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규칙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나, 당직 근무 시에는 휴게시간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게 해경 내부 설명이다.
아울러 이 경사가 실종된 후 실질적인 구조 장비가 투입되기까지 40분여분이 소요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해경 상황보고서 및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3시 9분께 민간 드론 순찰업체는 파출소에 추가 인원 투입을 권고했고, 오전 3시 27분 “이 경사 위치를 놓쳤다”며 긴급 상황을 알렸다.
특히 당시 수색 작업에 투입된 한 직원은 밀물이 빠르게 차오르는 상황을 토대로 최대 시속 30㎞까지 이동할 수 있는 자체 동력 장비인 ‘동력 서프보드’가 필요하다고 무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급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장비 투입 과정에서 40분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무전으로 장비 지원을 요청받은 한 직원은 오전 3시 32분께 “이제 이동할 건데 지금 (해상 순찰차) 예비키를 잘 못 찾겠다”고 말하는 등 현장 이동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군 열상감시장비(TOD)를 토대로 수색 지점이 공유됐음에도 구조 헬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이동해 10분 넘게 혼선을 빚은 사실도 무전 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이처럼 허위 기재 의혹과 미흡한 초기 대응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해경의 조직적 책임과 구조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희용 의원은 “초동 대처 미흡과 늑장 대응의 원인이 무엇인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 11일 오전 2시 7분께 드론 업체가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는 영상을 확인해 파출소에 신고했고, 이에 이 경사가 혼자 현장에 출동했다가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이 경사는 오전 3시께 현장에서 발을 다친 60대 A씨를 구조하던 중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부력조끼를 벗어 건네고 육지로 함께 걸어 나가던 중 실종됐다.
이 경사는 실종 6시간여 만인 오전 9시 41분께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