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원화와 달러화가 놓여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원화와 달러화가 놓여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1410원까지 오르며 상방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인 미국의 경제지표와 한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4원 상승한 1409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오전 중 141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장중 141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5월 15일(1412.1원) 이후 4개월 만이다.
 
환율 급등 배경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따른 달러 강세가 거론된다.

앞서 2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예상보다 상향된 것으로 나타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다.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은 3.8%로, 잠정치(3.3%)를 0.5%포인트 상회하며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빠지고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전부인지 그리고 그것이 지속될지 알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것은 실수의 위험을 동반한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으나, 대체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상황에 한미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500억달러(약 450조원)의 대미 투자금에 대해 “그것은 선불”이라고 언급하자 시장에서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같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진행되는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금액은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의 약 84.1%에 달한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대미투자 관련 불확실성에 더해, 미국의 견조한 펀더멘탈에 따른 달러화 강세도 나타나며 환율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는 환율 상승에 대한 경각심이 추가적인 원화 약세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추가 상승 경각심이 커지면서 미리 달러를 확보하려는 기업 결제, 투기 목적의 개인 외화예금 증가가 더해지면서 원화 약세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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