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경제학자들은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를 가장 적임으로 꼽았지만, 실제로 그가 지명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대신 ‘트럼프 충성파’로 분류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가 미국 시카고대 부스 비즈니스스쿨과 공동으로 진행한 경제학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4명 중 82%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월러 이사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월러가 의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20%에 그쳤다. 반면 해싯 위원장이 의장에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39%로 가장 높았다. 

스티브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를 꼽은 답변도 20%였지만, 그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한 명도 없었다.

평가의 결은 엇갈렸다. 

로버트 바베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월러는 연준 의장직을 위해 아부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중앙은행가(central banker)처럼 보인다”며 “바로 그 점이 그가 의장이 되지 못할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FT는 “경제학자들이 원한 인물과 실제로 의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 인물 사이의 괴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가한 강력한 압박을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이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이 겹겹이 누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결정을 두고 연준을 연일 압박해왔고, 리사 쿡 연준이사 해임 이후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다.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서도 “너무 늦다”, “멍청이”, “바보” 등 날 선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인사 구도에도 변화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조기 사임으로 생긴 공석에 자신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연준 이사로 기용했다. 

마이런 이사는 임명 이튿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p) 금리 인하를 주장해 백악관 의중을 적극 대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반해 월러 이사는 지난 7월 FOMC에서 0.25%p(포인트) 인하를 지지했고, 이달 회의에서도 0.25%p 인하에 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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