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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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국내 증시가 문을 닫은 추석 연휴 기간 ‘서학개미’들의 투자수요는 더욱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버블론’과 미 증시 고평가 논란 촉발되고 있음에도 금리인하 기대감과 가상자산 강세론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연휴 5거래일(3일부터 9일)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7억1389달러(약 1조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5거래일(9월 26일~10월 2일)의 순매수액 보다 약 3억달러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해당 기간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이 나타난 곳은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로, 1억511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인프라를 제공하는 아이렌(IREN)이 1억462만달러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메타(9951만달러)’, ‘테슬라(9635만달러)’, ‘팔란티어(7864만달러)’, ‘엔비디아(7171만달러)’, ‘퍼미 아메리카(5968만달러)’, ‘브로드컴(4990만달러)’ 등이 순매수 상위 10위에 들어갔다.
 
이는 대부분 AI와 관련된 종목으로,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위 종목에 가상자산, 바이오, 주가지수 추종 ETF 등이 다양하게 포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를 이룬다.

특히 글로벌 빅테그 기업의 리더들의 발언이 AI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최근 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 시장이 버블 국면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것은 새로운 기술 혁명이 진행되는 방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AI 산업의 투자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말까지 연준이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한 달 전과 비교해 15% 상승한 79.5%로 나타났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AI 산업에 대한 낙관론을 제시하며 시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며 “연준이 9월 FOMC 의사록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더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S&P500과 나스닥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AI와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엔비디아와 오픈AI의 협력에서 비롯된 ‘순환투자’ 구조에 대해 시장에서는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오픈AI는 엔비디아가 지난달 22일 1000억달러(약 142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이후 AMD로부터 연간 수백억달러의 장비 구매 계획과 오라클과의 3000억달러 규모 계약 등을 잇달아 체결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판매자 금융(vendor financing)’이라고 지적하며 과거 ‘닷컴 버블’ 사태와 비교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급업체가 고객사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이를 통해 자사의 제품 매출이 증가하게 만드는 구조다. 외형적으로는 매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금이 순환하는 방식이 만드는 허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AI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며 “AI에 대한 낙관론이 현실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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