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21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맨 앞 가운데) 일본 신임 총리가 새 내각 각료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뒤에서 두 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는 경제안전보장상 오노다 기미. 사진=뉴시스
▲ 10월21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맨 앞 가운데) 일본 신임 총리가 새 내각 각료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뒤에서 두 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는 경제안전보장상 오노다 기미.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일본의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출범 직후부터 압도적인 국민 지지를 얻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전 내각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1978년 이후 역대 일본 정부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출범 초 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젊은 층의 지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본 정치 지형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이 21~22일 일본 전국의 유권자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71%에 달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지난 9월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34%)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등한 수치로, 요미우리는 “내각 출범 직후 여론조사 기준으로 제1차 아베 신조 내각(70%)을 넘어 역대 5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최고 출범 지지율은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의 87%로, 이어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75%), 스가 요시히데 내각(74%), 호소카와 모리히로 내각(72%) 순이다. 최근 20년간 70% 이상 지지율을 얻은 내각은 손에 꼽히는데, 다카이치 내각은 이시바 내각(51%)이나 기시다 후미오 내각(56%)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율이다. 

18~39세 응답자의 80%가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40~59세도 75%, 60세 이상은 63%로 조사됐다. 이시바 내각 당시 30대 이하 지지율이 15%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젊은 세대의 정치적 선호가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내각은 전임 이시바 내각에 비해 젊은층 지지세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성별로는 남성 71%, 여성 72%가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했다. 당초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는 보수 강경 이미지 탓에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가 낮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일본 첫 여성 총리’ 탄생 이후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이 같은 기간 진행한 별도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64.4%로, 출범 당시의 이시바 내각(50.7%), 기시다 내각(55.7%)보다 높았다. ‘첫 여성 총리가 일본 사회에서 여성의 활약을 뒷받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76.5%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정책에 기대할 수 있다’(41%)가 가장 많았고, 이어 ‘다른 더 나은 인물이 없기 때문’(20%), ‘총리의 지도력’(15%), ‘신뢰감’(12%) 순이었다. 각료 구성이나 자민당 중심 정권이라는 이유를 든 응답은 각각 4%, 5%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새 내각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고물가 대응(92%), 연금 등 사회보장(74%), 외교·안보(71%)를 꼽았다.

정당별 지지율은 자민당 32%, 참정당 7%, 입헌민주당 6%, 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 각각 5%, 공명당 4% 순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내각의 초기 지지율이 과거 스가·하토야마 내각처럼 ‘단기 기대감’에 그칠 가능성도 있지만, 여성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호감과 세대교체 심리가 결합된 결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출범 초 고지지율을 기록한 내각이 반드시 장기 정권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다카이치 내각의 경우 젊은 층과 여성층이라는 새로운 지지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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