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인텔사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인텔사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올해 3분기(7~9월) 136억5000만달러(약 19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이후 처음 발표된 실적이다.
 
23일(현지시간) 인텔이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131억4000만달러)를 3% 이상 웃돌았다. CNBC는 “몇 년간 부진했던 PC용 x86 프로세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3분기 주당 순손실(EPS)은 0.37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인텔은 “미 정부의 지분 매입에 따른 회계상 비용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지난 8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8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미국 정부가 자사 지분 10%를 확보한 이후 처음 실적을 공개했다.
 
당시 미 정부는 인텔 주식 4억3330만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인텔은 “정부로부터 57억 달러의 자금 지원도 받았다”며 “다만 관련 회계처리에 전례가 없어 SEC(증권거래위원회)와 협의 중이며, 정부 셧다운 여파로 승인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3분기 총이익 41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66억달러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부문별로는 PC·노트북용 CPU를 포함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이 85억달러, 데이터센터용 CPU 부문이 41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은 1년 전보다 1% 감소했지만,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가 성장 회복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매출은 42억달러로 2% 감소했다. 다만 인텔은 “자체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모든 매출이 자사 칩 생산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최근 애리조나 공장에서 2나노급 18A 공정을 시작해 TSMC와 삼성전자보다 앞서 차세대 양산 기술을 본격화했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또한 지난달 엔비디아로부터 50억달러 투자를 유치하고, PC 및 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데이브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핵심 시장의 견조한 수요가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며 “클라이언트 부문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인텔 파운드리의 시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인텔이 흑자 전환과 함께 긍정적인 매출 전망을 제시하며 길고 험난했던 경영 정상화 시도가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재 인텔의 전체 직원 수는 8만8400명으로, 1년 전 12만4100명에서 약 30% 감소했다. 인력 감축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4분기 매출을 133억 달러, 주당순이익을 0.08달러로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와 유사한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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