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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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Korea secured more concessions than Japan and reached a broadly less onerous deal)”고 전했다.
NYT는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3500억달러(약 500조원)로 일본의 5500억달러(약 791조원)보다 적고,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합리적(commercially viable)이어야 한다는 안전장치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은 투자 대상 결정권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위험을 안고 있다”며 한국이 협상에서 실질적인 균형점을 찾아냈다고 평가했다.
NYT는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를 겪은 끝에 타결된 만큼, 이번 합의가 “한국 정부에 큰 안도감을 줬으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상 중요한 성과”라는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의 발언도 함께 전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조차 최근까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봤다”며 “수개월간 팽팽하게 이어진 줄다리기 끝에 예상 밖의 진전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다른 무역 상대국들도 이번 한국과의 협상을 자신들의 미해결 협상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barometer)로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은 “한국이 1500억달러를 조선업에 투입하고, 외환시장 보호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투자자금 조달에 지분과 대출, 보증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된 핵심적 양보 조치(core concession)”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이번 협정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협상 타결이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 경제 기조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지(The Guardian)도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금관을 선물하며 외교적 예우를 극대화하는 한편, 수개월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동맹국들에 압박을 가하는 와중에도 한국은 전략적으로 유연한 접근을 택했다”며 “결과적으로 일본보다 낮은 투자 부담과 합리적 안전장치를 확보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또 “한미 협상 타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국 모델’로 꼽힌다”며 “한국은 투자 대상 프로젝트를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범위로 한정함으로써 자국 산업에 실질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의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알자지라(Al Jazeera) 역시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과 환대를 아끼지 않으며, 보다 ‘부드러운(softer)’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요구한 것보다 낮은 투자 금액과 세부 통제권을 인정한 것은 한국 외교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합의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자국 이익을 지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