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대전시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대전시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국내 이공계 인재 10명 중 4명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은행의 ‘이공계 인력의 해외유출 결정요인과 정책적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공계를 선택한 인재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인재유출 경향이 나타났다.
 
실제로 한은이 국내외 이공계 인력 2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국내 근무 인력의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에서는 그 비중이 70%에 달했다.
 
또한 30~40대는 해외 이직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대학교, 중소기업스타트업 포함에 소속된 연구개발 종사자 및 교수로 구성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이공계 인력은 꾸준히 해외로 나가고 있고, 미국으로의 진출이 활발하다”며 “미국 근무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 규모는 2010년 9000명, 2021년 1만8000명 등으로 빠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유출 규모(링크드인 데이터)도 2015년 이후 바이오와 ICT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이직 고려의 가장 큰 이유로는 연봉 수준 등 금전적 요인이 66.7%로 가장 컸다.
 
한은은 “국내 이공계 인력의 평균 연봉은 근무연수에 따라 완만하게 상승하는 반면, 해외 인력의 평균 연봉은 경력 초반 급격히 증가한 뒤 연차와의 상관관계가 사라지는 모습”이라며 “보상구조와 초기 경력 기회의 격차가 젊은층의 해외 근무 선호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단순 금전적 요인을 넘어 보다 폭넓은 관점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연구생태계 및 네트워크’가 61.1%, ‘기회 보장’ 48.8% 등 비금전적 요인에서도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현 직장 만족도에서도 ‘연구생태계 및 네트워크’와 ‘근무여건’에서 국내외 격차가 컸다.
 
특히 응답자들은 과학기술 발전 시급 과제로 ‘연구환경 개선’(39.4%)을 ‘과감한 금전 보상’(28.8%) 보다 더 많이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보고서가 해외 이직 요인의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소득 만족도가 ‘보통’에서 ‘만족’으로 개선될 경우(1~5점 척도 기준 1단위 상승) 해외 이직 확률이 4.0%p(포인트) 감소했다.
 
고용안정성과 승진기회에서도 만족도 개선 시 해외 이직 확률이 각각 –5.4%p, -3.6%p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학위별로는 석사급의 경우 승진기회와 연구환경 개선이 해외 이직 의향을 낮췄으며, 박사급은 고용안정성과 자녀교육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공별로는 신성장 분야(바이오·IT 등) 인력은 연구환경, 자녀교육 요인 영향이 컸으며 여타 분야는 고용안정성의 영향이 압도적이었다.
 
이에 보고서는 대응 방안으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성과 기반의 금전적 보상체계 혁신’, ‘R&D(연구개발) 투자 실효성 강화’, ‘기술창업 기반 확충 및 전략기술 개방을 통한 혁신 생태계 확장’ 등을 제언했다.
 
구체적인 제도적 지원으로 인적자본 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인적투자 세액공제 실효성 강화, 핵심 인력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 제도적 지원 체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의 혁신 촉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노베이션청의 MEIMAD 등 ‘이중용도’ 프로그램으로 국방, 안보 기술이 민간 활용,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며 미국은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DARPA’가 기술 기획·개발을 주도하고 이를 민간으로의 기술 이전과 상용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정부가 첨단산업에서 초기 수요자로 나서 기술 검증과 시장 형성을 촉진해야 한다”며 “우주항공·방위산업 등 안보상 전략기술 분야도 철저한 제도적 안전장치와 기술보호 체계 아래 개방·상용화 경로를 마련해 국가 안보자산을 보호하면서 민간 혁신과 산업 파급력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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