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일 사망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인은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 부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1시 당과 정부의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 전 상임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 사진=조선중앙TV
▲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3일 사망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인은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 부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1시 당과 정부의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 전 상임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 사진=조선중앙TV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었던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전날(3일)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당과 국가의 강화발전사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 김영남 동지가 고귀한 생을 마쳤다”며 “사인은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부전”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새벽 주요 간부들과 함께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된 김 전 상임위원장의 시신을 찾아 조문했다. 김 위원장은 영정 앞에서 묵념한 뒤 유가족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상임위원장의 장례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결정에 따라 국장(國葬)으로 치러진다. 국가장의위원회에는 김정은을 비롯해 박태성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이름을 올렸다. 조문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발인은 5일 오전 9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영남 전 위원장은 북한 외교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노동당 국제부와 외무성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체제에 걸쳐 핵심 외교라인을 지켰다. 정권 교체기마다 숙청이나 ‘혁명화’ 조치를 겪지 않고 60여 년간 외교 무대의 중심에 있었던 드문 인물이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재임기에는 공식 외교 활동을 거의 하지 않던 김정일을 대신해 사실상 북한의 ‘외교 얼굴’ 역할을 맡았다. 김정은 시대에도 방북한 외국 정상단을 영접하며 대외관계의 상징적 인물로 활약했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방남,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예방하며 남북 대화 재개의 물꼬를 텄다.

정부는 이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 명의로 조의를 표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 대변인실을 통해 발표한 조의문에서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부고를 접하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5년 6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 평양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북측 관계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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