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한 결과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주주환원율이 50%에 가까워지는 등 ‘주주환원율 50% 시대’가 도래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5조8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4% 급증한 금액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 같은 호실적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동시에 비은행 부문의 비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39.8%였던 주주환원율이 올해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전년 동기 대비 135원 증가한 주당 930원, 총 3357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 확대와 ‘국민주’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1배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에 주목하며 올해 주주환원율이 50%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ET1은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KB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했음에도 CET1이 오히려 증가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자본비율 개선은 인상적”이라며 “향후 과징금 부과, 생산적금융 투자로 RWA 증가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감안해도 주주환원율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50%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안정적 자본비율 관리 기조와 함께 주주환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발표한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6000억원, 내년 1월까지 2000억원 규모를 순차적으로 매입·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천상영 CFO는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는 계절적으로 손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현재 수준보다는 (CET1 비율이) 조금은 감소하지만, 연간 기준 13.1% 베이스 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CET1 비율은 향후 자산성장과 주주환원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베이스도 지키며 향후 버퍼에 충분히 감안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92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하며 주주환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3분기까지 매입 완료된 자사주 6531억원을 포함해 총 8031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연초 발표한 연간 총 1조원 규모 현금배당을 합하면 1조8031억원의 주주환원 규모를 달성하게 된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주주환원율이 약 35%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동양·ABL 생명 편입에 따른 자본 확충이 마무리된 이후 주주환원 계획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내년 총주주환원율이 4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그룹의) CET1 비율은 12.92%로 전분기 대비 10bp 상승했고 보험사 인수 영향은 5bp 수준이었다”며 “올해는 12.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13%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CET1 비율 12.5%까지는 총주주환원율 35%, 이후에는 40% 수준이 예상된다”며 “4분기에는 밸류업 관련 추가 공시가 있을 것으로 보여지며 4분기 비과세배당(주당 850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