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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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버지니아에서는 에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 하원의원이, 뉴저지에서는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미 전국 50개 주 가운데 두 곳에서만 치러졌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첫 ‘민심 평가’라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이 집중됐다.
AP통신 집계(개표율 95%)에 따르면, 스팬버거 후보는 공화당 후보를 15%포인트(p), 셰릴 후보는 13%p 앞서며 압승했다. 두 지역 모두 최근 몇 년간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의 대결에서 격차를 크게 좁혔던 곳이어서 이번 결과가 더욱 상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CNN이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도 버지니아 유권자의 57%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이 중 92%가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에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장기화에 따른 행정 마비가 이번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견지된다. 정부 서비스가 중단되고 복지 행정이 마비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셧다운은 이날 기준 36일째로,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승리로 민주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재탈환의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스팬버거와 셰릴 두 당선자는 모두 중앙정보국(CIA) 근무와 해군 복무 경력을 지닌 ‘안보 전문가 출신’ 여성 정치인으로, 민주당 내 중도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선거운동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악화된 물가, 불안정한 고용시장 등 생활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실용 노선을 앞세웠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민주당 내 중도파는 경제와 안보를 강조해 중도층을 흡수하려는 반면, 진보파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을 계기로 ‘복지 확대·부유층 증세’ 중심의 좌파 노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맘다니 시장의 ‘민주사회주의’적 성향이 중도 유권자에게는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이번 두 여성 주지사의 승리는 “생활경제 중심의 현실 노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민주당 내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함께 실시된 캘리포니아주 선거구 임시 조정안 ‘제50호’ 주민투표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해당 안건은 공화당이 텍사스주에서 의석을 늘리기 위해 추진한 선거구 조정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찬성 다수로 통과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