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아바시예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3개 마을에 대피 경고를 발령한 후 헤즈볼라 시설에 공습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 6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아바시예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3개 마을에 대피 경고를 발령한 후 헤즈볼라 시설에 공습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거점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양측이 지난해 11월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이 다시 고강도 작전에 나서면서 휴전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에 앞서 레바논 남부 4개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뒤 수 시간 만에 공격을 감행했다.
 
아비차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지역의 건물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공개하며 “군사적 대응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공습 대상 지역은 아이타 알자발, 타이베, 타이르 데바, 자우타르 알샤르키야 등으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해당 지역에서 군사 장비 생산 시설과 병참선을 재건하고 있었다”며 “정밀 폭격으로 해당 기반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공습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체결된 휴전 이후에도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왔다.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국경 지대에서 로켓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은 공습으로 대응해왔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지역 주민에게 사전 대피 경고를 발령한 것은 9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양측 갈등의 핵심은 ‘헤즈볼라 무장해제’다.
 
FT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서의 무장 제한에는 동의했지만, 완전한 무장 해제 요구에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헤즈볼라의 완전한 비무장화를 압박해왔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최근 내각 회의에서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 무장해제에 실패하면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외교적 중재를 시도하며 ‘당근책’도 병행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워싱턴은 “헤즈볼라가 무장을 해제하고 이란과의 관계를 단절한다면, 중동 산유국이 레바논 남부 개발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통해 “휴전협정에 대한 의지는 유지하되,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서 저항할 권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치적 협상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레바논 내부에서도 공습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휴전 이후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민간인 100여 명을 포함해 수백 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남부의 ‘전략 거점’ 5곳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휴전 이후 처음으로 북부 트리폴리 지역을 드론으로 폭격했다.
 
이후 북부와 동부에서도 소규모 공습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공습은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 지원 세력의 군사 활동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중동 전역에서 또 한 차례의 ‘확전 국면’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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