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사진=투데이코리아
▲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최근 국내 주요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이 일주일 만에 1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4200선까지 오르는 등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의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지난 7일)은 105조91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말과 비교해 1조1807억원 증가한 것으로 일주일 만에 10월 한 달 증가 폭(9251억원)을 넘어선 셈이다.
 
대출 종류별로 살펴보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659억원 급증했으며, 일반신용대출이 1148억원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신용대출 급증세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확대와 맞물린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초 4200선을 사상 최초로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의 활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는 지속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개인은 코스피에서 7조443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7조2638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월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산업의 고평가 논란이 확산되며 코스피 지수가 장 중 6% 넘게 하락한 5일 당시 하루 동안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6238억원 급증했다. 

이를 두고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여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이 확대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한 신용대출 증가세와 함께 빚투를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꼽히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2165억원으로 사흘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최고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장 분위기에 투자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는 모습”이라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반대매매와 강제청산 등 리스크가 더욱 높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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