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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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투데이코리아 취재진이 찾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골목은 평소라면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활기 가득했을 공간이었지만, 이날 상인들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구독자 149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이상한 과자가게’의 ‘광장시장 바가지요금’ 영상에 따른 논란이 거세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손님들까지 발걸음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시장에서 오랜 시간 떡볶이 노점을 운영해 온 A씨는 “요즘 손님들이 주문하면서 ‘이 가격 확실하죠?’부터 묻는다”며 “요즘 분위기 보면 그럴 만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장 돌아다니는 사람은 비슷한데, 실제로 먹고 가는 손님은 확실히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요즘은 외국 손님보다 국내 손님이 더 조심스러운 눈치”라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몇몇 가게의 일로 시장 전체가 ‘바가지 시장’으로 불리는 현실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A씨는 “유튜브 한두 개 보고 다 그런 줄 아시지만 우리도 장사 오래 했는데 손님 속일 일 없다”며 “일부 사례가 전체 상인들의 신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장사라는 게 하루하루 버텨가는 일인데, 이런 논란이 생기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가게는 손님이 주문하기 전 먼저 가격을 설명하는 등 투명한 영업을 의식적으로 보여주려는 모습도 보였으며, 응대 태도 역시 전반적으로 부드러워진 분위기를 보였다.
과거 일부 상인들이 현금결제를 유도하거나 카드 사용을 꺼린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날은 대부분의 점포가 카드 결제를 적극적으로 받았고, 논란이 된 노점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광장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해당 노점은 자체 징계 결정에 따라 이달 10일부터 오는 19일까지 10일간 영업을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한 시민은 “뉴스 볼 때마다 같은 얘기 나오는 거 보면, 몇몇 가게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이번엔 진짜 제대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은 “관광지라고 해서 비싸게 받는 건 이해해도, 가격이 제각각이면 믿고 사기가 어렵다”며 “이런 논란이 계속되면 결국 손해 보는 건 시장 자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최근 종로구는 광장시장의 건전한 상거래 질서 확립 및 신뢰 회복을 위해 연내 ‘노점 실명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일부 노점의 바가지 요금 문제가 불거진 뒤 신뢰 회복을 위해 구가 상인회, 서울시 등과 펼쳐온 상거래 질서 개선 활동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또한 구는 ‘가격표 미게시’나 ‘외국인 가격 차별’ 등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1차 경고를 시작으로 영업정지까지 가능한 단계적 제재를 시행할 방침이다.
정문헌 구청장은 “노점 실명제와 상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공정하고 품격 있는 상거래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 상인은 “시장의 문제는 장사 구조에서부터 시작”이라며 “이제라도 시장이 투명하게 바뀌면, 손님도 결국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